Daily Blogging — DS Break 1–3

배우는 자(Learner Of Life)
6 min readSep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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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베이지안 정리

# 2차 대전, #베이지안

나치의 암호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영국의 위대한 수학자 앨런 튜링을 다룬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참조(1)

오늘 한일:

베이지안의 명(明)

베이지안 정리를 조사하면서, 가장 크게 놀라웠던 것은, 이 이론이 연합군을 2차 대전에서 승리하게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 군은 U-Boat라는 매우 위협적인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잠수함들은 서로 에니그마(Enigma)라는 암호화 기계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하루에 많게는 수백, 수천개, 또는 그 이상의 메시지들이 송신 및 수신 되었다.

연합군에 있어서 이 에니그마 암호화 기계는, 메시지 해독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24시간을 주기로, 매일 암호의 패턴을 다른 식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합군의 기존 암호부서에서는 매우 많은 암호 해독의 경우의 수를 모두 테스트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나치군끼리 교환되는 매우 많은 정보를 읽어낼 수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선에서, 연합군이 나치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 때 영국의 위대한 수학자 앨런 튜링이 등장하여 판도를 뒤집어 놓는다. 기존의 암호 해독 방식은 단순히 많은 경우의 수를 조합하여 그 중에서 하나가 걸러지는 즉, 빈도주의의 방법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하루에 독일군끼리 교환되는 메시지를 모두 해독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튜링은 여기서 베이지안 정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는 이전에 해독되었던 메시지들을 기반으로 가장 빈도가 많았던 메시지들을 추렸다. 이를 바탕으로 “특정 메시지가 나올 확률"을 계산하여, 가장 많이 나오는 메시지들이 무엇인지를 명확히했다. 예를 들어, U-boat는 바닷속에서 물 위로 떠 있는 배를 향해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해상 기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그들을 위한 물자 공급 즉, 군수 물자의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연합군의 암호해독부는 나치의 잠수함이 아군의 물자 공급 상태와 전장의 날씨 조건에 대한 교신을 가장 많이 할 것이라는 사전 조건(prior)을 세웠다. 이 사전 조건을 바탕으로 튜링은 해독할 필요가 있는 메시지의 범위를 큰 폭으로 줄였다. 결과적으로, 나치의 에니그마 암호기계가 매일 메시지 암호의 패턴을 바꾸기 전, 거의 모든 중요한 메시지를 판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앨런 튜링과 그가 태어나기 1세기도 전 인류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긴 토마스 베이즈(1701–1761, 베이지안 정리의 창시자)의 맹활약 덕분에, 연합군은 성공적으로 나치의 가장 큰 위협인 U-boat의 물자 공급을 차단해 무력화 시키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발 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베이지안 정리가 바르게 쓰였을 때 얼마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앨런 튜링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베이지안 정리가 연합군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베이지안의 암(暗)

그러나 이 베이지안 정리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이전에 언급하였듯이, 베이지안 정리는 사전 조건을 매우 좋아한다. 사전 조건에 기반하여 새로운 증거가 얼마나 설득력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베이지안 정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것은 사전 조건이 잘못된 전제일 경우, 베이지안 정리는 매우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1999년 영국 시민이었던 샐리 클라크는 그녀의 두 자녀를 모두 살해했다는 유죄 판정을 받았다. 검사들은 그녀의 두 자녀가 자연스러운 이유로 죽었을 가능성 즉, “그녀가 두 자녀를 모두 살해하지 않았을 확률”을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이 사전 확률이 약 7천 3백만분의 1로, 로또에 당첨될 확률 보다 낮게 측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들은 그녀가 “두 자녀를 모두 살해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사들은 그녀가 “두명의 자녀를 모두 살해했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는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 확률 역시, “그녀가 두 자녀를 모두 살해했을 가능성”과 비슷하게 매우 낮았다. 만약 “그녀가 두명의 자녀를 모두 살해했을 가능성이 낮다. ” 라는 것을 전제로 그녀의 유죄 확률을 판단했을 경우,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판사는 이 사건의 재판 초기 부터 잘못된 통계가 사용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이후 클라크는 이점을 지적한 판사에 의해 죄가 유예되었다. 베이지안 정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 또는 잘못된 가정이나 사전 조건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건이었다.

앞으로 할일:

오늘은 베이지안 정리가 인류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었는지, 또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명과 암이라는 주제로 정리를 해 보았다. 내가 존경하는 수학자인 앨런 튜링도 베이지안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고, 토마스 베이즈라는 수학자에 대해 더 큰 존경심과 감사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를 비롯하여 아이작 뉴튼,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등 인류의 수학 및 과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이 매우 존경스럽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인류의 많은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을테니까. 내가 어렸을 때 크게 와닿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그들의 업적을 여겼던 것이 매우 부끄럽게 느껴졌다.

결론은 베이지안 정리는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사전 조건이나 지식에 기반해 사용되었을 경우,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은 비단 베이지안 정리에만 국한되는 진리는 아닐 것이다. 모든 도구들이 그렇듯, 그 것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테니까. 마찬가지로 내가 앞으로 배우는 모든 것들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서, 특정 지식을 “어떤 상황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항상 고민하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튜링처럼 내가 배운 기초적인 수학적 개념들을, 내가 필요할 때 적재적소로 쓸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결국, 지식은 그 것이 적절한 상황에 사용되었을 때 그 가치가 있다. 그래야 비로소 살아있는 지식이 될 테니까.

참조:

(1) https://api.time.com/wp-content/uploads/2014/11/imitation-game.jpg

(2) 본 블로그의 내용은 아래 소스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https://theconversation.com/bayes-theorem-the-maths-tool-we-probably-use-every-day-but-what-is-it-76140#:~:text=Bayes'%20Theorem%20was%20famously%20used,technology%2C%20medicine%20and%20much%20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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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배우는 자(Learner Of Life)

배움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 어쩌면 그게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혹은 배움의 기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순간, 우리의 삶은 어쩌면 거기서 끝나는 것은 아닐까? 나는 배운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배울 수 있음에, 그래서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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