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과학 유망주의 매일 글쓰기 — 49일차

배우는 자(Learner Of Life)
6 min readNov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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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일을 해내는 사람들

# 기적, #책임감

나무는 계절마다 변신을 해야할 숙명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기적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오늘 한일:

드디어 모든 과제들을 별 무리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한 주는 내게 있어 가장 어려운 변곡점이었다. 과정 중 처음으로 과제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 한채 제출했기 때문이다.

SQL이라는 것을 너무 얕본 것인지,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느라 수십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조금씩 희망을 놓지 않고 차근 차근 문제에 접근해보고, 필요할 때는 동료들에게 팁도 얻으면서 길을 찾아나갔다. 결국, 자정이 조금 넘은 오늘, 다행스럽게도 이틀 전 미완성이었던 과제를 완성해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끝까지 놓치 않고 노력한 결과 무사히 과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주말 동안에는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반드시 주어진 과제를 완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의 끈기는 책임감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선택한 사람들 중 다수가 각자 인생에서 실패를 겪거나 인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할지 모르는 혼란속에, 막연히 4차 산업에 중심이라니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 같아 지원을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내가 일반화 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진짜 이 길을 원해서 온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이유야 어쨌든, 막상 과정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주어지는 과제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거의 자정이 다 되서야 과제를 끝내고 잠에 들기 일쑤였다. 전날 제출한 과제가 최소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다시 다음날 아침까지 제출해야 했다. 그 부담을 고려한다면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임해야하는 강도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보였다. 첫날 부터 지금까지 3달이 지났는데, 대부분 힘들다고 토로는 하면서도 잘 따라오고 있다. 앞에서는 투덜대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들 엄청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마저도 1주일 만에 SQL의 기본을 익혀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그 불가능해 보일 법한 일을 하도록 주문했다.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자는 새끼를 낭떠러지에 던지면서 훈련을 시킨다고한다. 다소 잔인해 보일 수 있지만, 험한 세상을 살아남는데 있어서는 그 세상을 직접 겪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조금이라도 덜 패닉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좀 더 제대로 인지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속한 부트캠프는 이러한 방식의 교육이다. 그 과정은 내 인생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고 때론 처절하지만, 그만큼 나 스스로 얻어가는 것이 많았다.

지난 8월 말 부터 시작한 이 과정은 벌써 3개월이 거의 지나가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이 험난한 여정의 벌써 3분의 1이 지난 것이다. 막상 힘이 들때는 정말 갑갑하고 세상이 멈추었으면 좋겠지만, 강도 높은 훈련에 매진하면 어느새 시간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지나있다. 그렇게 “지적인 유격훈련"을 매일 같이 견뎌온 우리를 보면 정말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라 말하고 싶다. 그 기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모두가 이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할일:

내일은 한 주간의 배운 것을 자가 점검 해보는 시간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다. 시험은 나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내가 어디까지 왔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것이다. 진작에 시험이 이런 목적이었다면, 시험을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이제라도 진정으로 시험의 의의를 알게되니, 자가 점검에 도달하기 위한 모든 배움의 과정들이 더 즐겁게 느껴진다.

그렇게 싫어했던 SQL도 결국 해내다보니, SQL이 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SQL은 알고보니 상당히 알아야할 특징들이 많는데, 이번 기적을 계기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뭐든지 시작이 어려운 것 같다. 그 말은, 시작점만 넘으면 훨씬 더 여유로워진다는 것이다. 다음 변곡점을 언제 맞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 까지는 SQL에 대해 지금 느끼는 감정이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틈날 때마다 연습을 하고싶다.

기적은 꼭 엄청나게 큰 것 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오히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작은 승리들이 아닐까? 내가 하루 하루 내게 주어진 과제를 무사히 소화하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다음 날 시간을 내서라도 반드시 해내는 것. 내가 자기전 하루를 회고하는 글을 블로그에 작성하는 것. 내가 오늘 이해하지 못한 개념을 적어두고 시간을 내서 주말에 공부하는 것. 이 작은 모든 실천들이, 결국에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으며, 매일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려고 노력한다. 내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일들을 매일 꾸준히 해내면서 정진하는 기적이 지난 3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이어져왔다. 다른 과정의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책임감 있는 사람들과 같은 배를 탄 것이 기쁘다. 단언컨대, 우리의 가족 중 누구라도 우리가 어떠한 과정을 매일 겪는지 하루라도 경험해 본다면, 우리를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생님들도 내색하지는 않지만,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본다. 서로의 약속을 위해 우리를 극한으로 몰아 붙일 수 밖에없는 그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우리가 매일 공부할 자료들과 풀어야할 숙제들을 매일 만드는 것,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항상 우리의 상태를 체크해주시는 것 또한 쉽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선생님들도 매우 감사하고, 정말 수준높은 교육을 제공해주는 그들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말도 안되는 이 과정을 책임감으로 이겨내고, 매일 자신만의 작은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 돕고 시너지를 발휘하는 환경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우리는 서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외로움도 덜 느끼게 되었고, 서로 감정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우애가 생겼다. 나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엄청난 성공을 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디에서든 반드시 쓰임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우리 모두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한명 한명이 만들어내는 매일의 기적은, 앞으로 6개월이 지나 우리에게 큰 성장이라는 선물로 다가올 것이다. 당장 3개월 이전의 나를 돌아보아도,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1달 후, 2달 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기대가된다. 그 기대감 덕분에, 앞으로 다가올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도 좀 더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제는 그 어떤 어려운 과제나 상황을 맞이 하더라도 마냥 우물쭈물 하지는 않을테니까. 내일도 우리의 책임감이 또 한번 빛을 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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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배우는 자(Learner Of Life)

배움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 어쩌면 그게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혹은 배움의 기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순간, 우리의 삶은 어쩌면 거기서 끝나는 것은 아닐까? 나는 배운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배울 수 있음에, 그래서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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